시장기 같은 외로움 (feat. 법정스님)
외로움과 고독은 우리의 오랜 친구와 같다. 외로움은 나의 소유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의 손아귀를 벗어났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자 빈자리이다. 소속감의 부재에서 오는 고독감이다.
법정스님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느껴야 하며, 이를 통해 자기 정화를 할 수 있다"고 썼다. 외로움은 눈에도 귀에도 입에도 코에도 있다. 이러한 외로움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하여 그 감정의 원천이 소유욕과 갈애라는 것을 깨닿고, 이것을 털어내는 연습일 해야만 진정한 홀로 있음, 고독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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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김치다
김치와 사랑에는 닮은 점이 있다. 첫째, 김치는 주재료인 배추에 각종 양념과 복잡한 레시피가 첨가되어 복합적인 맛을 낸다. 사랑도 집착과 소유욕 등 다양한 감정과 욕망으로 양념되어 있다.
둘째, 김치는 매운 맛이고 사랑은 집착 맛이다. 김치의 매운 맛이 고춧가루의 매운 맛이 아니라 김치 고유의 매운 맛이듯, 사랑의 대표적인 맛은 업그레이드 된 집착이다.
셋째, 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어가듯 사랑도 시간과 공력을 들인 후에야 익어간다. 익다가 더 오랜 세월이 지나면 묵은지 같은 살아이 된다. 다른 양념 필요 없이 오직 배추 하나로 맛있는 맛을 내는.
어떻게 하면 잘 사랑할 수 있을까? 연기에 입각한 처세술로 사랑을 대해야 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며 진인사대천명이다. 스쳐가는 많은 인연들을 정심으로 대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연기에 입각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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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수행 하는 법 알아차리기
배낭 메고 혼자 다녀온 길따라절따라 일본 답사에서 길어 올리는 '여행을 통해 수행하는 법'.
여행은 관광과 다르다. 관광은 돈만 내면 모든 것이 알아서 세팅되는 일상의 연장선상이고, 여행은 낯선 환경에 자발적으로 놓여져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행위이다.
여행에서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주변 환경과 내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음을 경험한다. 낯선 말, 낯선 글자, 낯선 문화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어떤 정보가 들어와도 내면이 자극되지 않는다. 이렇게 내면이 외부와 분리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은 나 자신을 향하게 된다. 주변 환경에 내 마음이 끌려다니지 않는 것, 이것이 수행이다.
또한 여행은 일부러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어려운 미션을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이다. 어려운 것을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면밀하게 스스로를 살피게 된다. 여행이 수행과 맞닿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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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법 대로 인생 사는 법 (feat. 도연명)
혼란스러운 시기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농사를 일구고 살았던 시인이 일러주는 처세술. 중국 동진 후기에서 남조 송대까지 살았던 전원시인 도연명의 '신석'에서 길어올리는 연기법대로 인생 사는 법.
인간은 날 때부터 제각각이지만 서로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나이로 지혜와 무명을 가늠할 수 없고 무언가에 중독된다 하여 세상의 시름에서 비켜갈 수 없다.
무주상보시라 하지만 내가 상을 내지 않는 것 보다는, 남들이 내게 관심이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니 지나치게 생각하여 도리어 삶을 해치지 말고 마땅히 운명에 맡겨두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않는 것. 걱정도 적당히, 화도 적당히,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적당히 하고 끝낼 때 인생을 연기법 따라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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