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봄비 1

비가 오면 감상에 젖어든다. 지나간 옛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괜스레 울적한 심상이 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내리는 봄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국의 시성 두보는 '춘야희우'라는 시에서 비가 내리는 정취를 묘사하면서도 아직 버리지 못한 사대부의 꿈, 즉 중생심을 드러낸다. 반면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딴 생각 피우지 말고 연기실상의 이치를 깨닫도록 노력하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알듯말듯한 연기실상의 세계. 진리. 오로지 그 생각만 하는 것이 화두를 드는 것이며, 세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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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자기 성찰이다. 알아차림이다. 법구경 33, 34, 35번 게송을 통해 마음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보자. 마음은 본디 흔들리고 지키기 어려운 것이다. 때문에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겠다고, 중생심에서 벗어나 해탈로 가는 수행을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가장 먼저 몸부림치고 반항하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수행하지 않은 마음이 바로 중생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스로의 마음을 믿지 말고 항상 다스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음을 다스릴 때에는 누군가 언제나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처럼 방일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길들이면 길들여진 마음이 행복을 가져온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 즉 자기 성찰은 비단 불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들과 위정자들 역시 다른 어떤 것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성찰할 줄 알아야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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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

나도 몰랐던 나의 나쁜 습관을 발견할 때가 있다. 스스로 알아차리지는 못했고 영상과 같은 객관적인 매체를 통해서 스스로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스스로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은 힘든 반면, 남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다.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기 때문이다. 내 것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병을 불교에서 무명이라 한다. 우리는 타인을 향해 있는 감각을 우리 스스로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에 활용해야 한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보는 데에서 나의 나쁜 습관을 발견하고, 수정하고, 좋은 습관으로 바꾸어갈 수 있는 단초가 나온다. 나 자신을 매 순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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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아모르파티(Amor fati)

흔히 처세술에서 “노력하는 것 자체가 곧 목적이다.”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러나 마치 시지프스의 형벌과 같이 괴로운 삶을 계속 이어나가야만 하는 우리네 삶에 대입하기에는 어패가 있다. 서양의 근대 철학자 니체의 말이자,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노래 제목으로 유명세를 탄 “아모르 파티”라는 말을 들여다보자. 아모르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다. 니체는 인간의 삶이 윤회로써 계속된다는 영원회귀 사상을 펼쳤다. 이는 불교의 무시무종과도 닮아 있다. 인생은 목표가 아니고 원칙이다. 목표지향적인 삶에서 벗어나 순간순간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것이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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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관점과 입장

공양간 옆 왕벚꽃나무가 흐드러지게 개화했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핸드폰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과연 사진으로 찍은 왕벚꽃나무 중 가까이 찍은 것이 진짜 왕벚꽃나무일까, 멀리에서 찍은 것이 왕벚꽃나무일까? 만일 누군가 증심사에 왕벚꽃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면 과연 그 사람에게 왕벚꽃나무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대상은 입장과 관점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한다. 모습이 다른 대상 중 어떤 모습이 진짜 그 대상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저런 생각을 하는 나. 보살의 마음을 내는 나, 중생의 마음을 가진 나. 이런저런 '나' 가운데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부처님은 무엇을 무엇이게끔 하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단지 그것을 둘러싼 모든 상황들이 어느 순간 일시적으로 모여서 그것이 되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의 이치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곰곰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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