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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이 병들어 있다고?

2020년 증심사 템플스테이관이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산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분노가, 산사태 근원지를 확인하고서는 교만이,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두려움이 일었다. 상황 따라 일어나는 감정들은 과연 ‘자연’스러운 것인가?
그렇지 않다. 자연에는 감정이 없다. 감정이란 삼독심에 의해 일어나는 부작용일 뿐이다. 해독의 시작은 병을 인지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삼독심으로 인해 병들었음을 알고 부처님의 말씀으로 하여금 해독해나가는 것. 그것이 불교의 수행이며 삶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백중을 맞이하며 생각하는 죽음과 삶.
법당에 모셔진 종이 위패를 보며 그들이 생전에 살아숨쉬었을 모습을 생각해본다. 동시에 지금 살아있는 우리도 10년, 20년 후에는 종이 위패 한 장으로 이 세상에 흔적을 남길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산 사람은 죽음을 경험할 수 없기에,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영역에의 죽음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은 무명에서 나온다. 무명으로 인해 죽음을 삶의 끝자락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회피하거나 못본척하거나 심지어 통제하려고 한다.
죽음은 다만 일상이 끝나는 순간에 있는 무엇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 나름대로의 해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주변 친지들의 죽음을 바로 보고 동시에 간접적으로 나의 죽음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죽음과 삶은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열정을 사랑하라

열정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열정은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는 반면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되어 나 자신이 열정에 끌려가기 쉽다.
누구나 열정을 다했다가 실패하고 좌절하는 경험을 한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더이상 열정을 다하고 싶지 않아지기도 한다.
‘열반경’의 공덕천과 흑암천 이야기에서는 행복의 공덕천과 불행의 흑암천을 모두 거절하는 성인의 일화가 나오지만, 중생의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삶에서는 행복과 불행 모두를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다.
열정을 사랑하자. 열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에만 열정의 긍정적 측면도 부정적 측면도 내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삼신불(三身佛) 제대로 알기

증심사 비로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이다. 비로자나불은 법신불이다.
불교에서는 법신불, 보신불, 화신불을 일컬어 ‘삼신불(三身佛)’이라 칭한다. 법신불은 부처님이 발견한 진리 그 자체, 보신불은 원과 행과 방편을 원만하게 구족한 완전무결한 부처님, 화신불은 중생이 원하는 모습으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형태로 화현한 부처님을 의미한다.
보신과 화신은 감각으로써 맺어진 허망한 인연이며, 법신불이야말로 청정하여 끝도 시작도 없이 넓고 영원한 부처님이다.
달과 강, 제석천의 그물로써 비유하는 청정 광무변한 법신불 비로자나부처님을 알아보자.

2023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하며

  • 신행

증심사가 광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것은 무등산 산신님을 비롯하여 도량을 옹호하는 신장님들이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현대 인류는 자연 앞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를 미신이라 치부한다. 교만하고 지혜로지 못한 인류의 무지가 오늘날의 위기를 자처했다.
무등산에 주석하고 있는 아미타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 올리는 한편 우리 고장을 우리 손으로 극락정토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아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