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선사의 중노릇 하는 법 3
불교 공부는 할수록 쌓이는 공부가 아니라 평생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공부이다. 간절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말짱도루묵이 되는 공부이기도 하다.
재물욕과 권력욕과 명예욕을 바라는 중생심은 '내가 있다'는 생각에서 생긴다. 목숨이라는 것에 뿌리를 깊게 내린 중생심을 걷어내는 것은 목숨이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나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공부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밖으로 끄달리거나 안으로 분별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잘난 체 말고 숙맥처럼, 어린아이처럼, 귀머거리처럼, 벙어리처럼, 여행자차럼 관찰자 모드로 지낼 때야 비로소 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망상들을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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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1
비가 오면 감상에 젖어든다. 지나간 옛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괜스레 울적한 심상이 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내리는 봄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국의 시성 두보는 '춘야희우'라는 시에서 비가 내리는 정취를 묘사하면서도 아직 버리지 못한 사대부의 꿈, 즉 중생심을 드러낸다.
반면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딴 생각 피우지 말고 연기실상의 이치를 깨닫도록 노력하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알듯말듯한 연기실상의 세계. 진리. 오로지 그 생각만 하는 것이 화두를 드는 것이며, 세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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