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리

삼신불(三身佛) 제대로 알기

증심사 비로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이다. 비로자나불은 법신불이다. 불교에서는 법신불, 보신불, 화신불을 일컬어 '삼신불(三身佛)'이라 칭한다. 법신불은 부처님이 발견한 진리 그 자체, 보신불은 원과 행과 방편을 원만하게 구족한 완전무결한 부처님, 화신불은 중생이 원하는 모습으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형태로 화현한 부처님을 의미한다. 보신과 화신은 감각으로써 맺어진 허망한 인연이며, 법신불이야말로 청정하여 끝도 시작도 없이 넓고 영원한 부처님이다. 달과 강, 제석천의 그물로써 비유하는 청정 광무변한 법신불 비로자나부처님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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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나의 빈소를 차리자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오면 느낀 삶과 죽음. 누군가 돌아가셔서 조문을 다녀오게 되는 일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조문은 관례화된 의식이다. 조의금을 준비하고 영정에 절을 하고 유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지인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돌아가신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은 고작 2~3분 남짓이다. 내가 고인의 입장이 되어 나의 빈소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나는 죽어서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유족들이나 조문객들에게도 더이상 나는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지 못한다. 삶은 1인극 판토마임과 같아서, 타인은 나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짐작할 뿐, 나와 완벽하게 같은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과 배우의 관계가 끝나듯, 삶이 끝나면 세상과 타인에게서 나는 사라지고 그 관계 역시 끊어진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인 무아이다. 무명으로 가득 찬 아상을 털어내고 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잘 사는 길이며, 잘 죽는 길이며, 불교를 제대로 실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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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

2023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하며

증심사가 광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것은 무등산 산신님을 비롯하여 도량을 옹호하는 신장님들이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현대 인류는 자연 앞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를 미신이라 치부한다. 교만하고 지혜로지 못한 인류의 무지가 오늘날의 위기를 자처했다. 무등산에 주석하고 있는 아미타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 올리는 한편 우리 고장을 우리 손으로 극락정토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아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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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교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게송의 진정한 의미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은 주변 환경에 마음을 빼앗겨 일희일비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이라는 말은 육신이라는 그물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한 삶을 털어내라는 뜻이다. '흙탕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라는 말은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거나 애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질 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당당하고 온전하게 수행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일상 속에서도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나의 마음 상태를 면밀히 알아차리고 내 안의 애착과 집착을 드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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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지금을 살자

코로나19와 기후위기를 겪으며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굴러가는 세계에 회의감을 가졌다. 이러한 회의감은 ‘기후우울증’이라 불리는 신종 기분 장애를 유발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신만의 작은 정원을 일구며 살아가기도 한다. 종말을 떠올리는 기후위기의 세계에서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의 참뜻을 헤아려본다. 지금 여기, 지금 이곳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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