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2023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하며

증심사가 광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것은 무등산 산신님을 비롯하여 도량을 옹호하는 신장님들이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현대 인류는 자연 앞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를 미신이라 치부한다. 교만하고 지혜로지 못한 인류의 무지가 오늘날의 위기를 자처했다. 무등산에 주석하고 있는 아미타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 올리는 한편 우리 고장을 우리 손으로 극락정토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아 무등산 산신재를 봉행한다.
Read more

불교교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게송의 진정한 의미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은 주변 환경에 마음을 빼앗겨 일희일비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이라는 말은 육신이라는 그물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한 삶을 털어내라는 뜻이다. '흙탕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라는 말은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거나 애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질 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당당하고 온전하게 수행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일상 속에서도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나의 마음 상태를 면밀히 알아차리고 내 안의 애착과 집착을 드러내야 한다.
Read more

신행

나를 위한 수행, 생전예수재

윤달에 한 번 돌아오는 생전예수재는 살아생전 공덕을 쌓는 나를 위한 수행이다. 생전예수재는 내가 죽었을 때 자식들의 도움에 기대지 않고 생전 내가 스스로 지어놓은 선업 공덕의 힘으로 중음계 시왕들에게 좋은 판결을 받아 더 좋은 다음 생을 받음으로써 깨달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생전예수재에서는 경전과 돈을 올린다. 경전을 올리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인 연기법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돈을 올리는 것은 세상 만물에게 빚진 것을 갚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전예수재는 지금 이 순간 미리 열심히 수행하는 의식이다. 수행의 끝과 시작은 육바라밀이다. 모든 수행의 결과는 보시해을 하는 것이며, 이렇게 스스로 수행하고 선업 공덕을 쌓는 것이 생전예수재의 핵심이다.
Read more

불교교리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집착없이베푸는공덕

금강경에서는 무위법을 말하며 무주상보시를 강조하고, 무주상보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일화는 벽암록의 달마대사 이야기다. 중국 남북조시대 양무제에게 달마대사는 말한다. "공덕이란 마치 그림자처럼 있는 것 같지만 참된 것이 아니다." 보시와 공덕은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와 같이 인연 따라 이뤄지는 것이며, 자성이 없어 준 바도 받은 바도 없다. 다만 우리 시대는 경전과는 달리 보시와 공덕이 사라져가는 시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주상보시를 논하기 전에 보시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
Read more

불교교리

불교의 자비 vs 기독교의 사랑

계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행위다. 불교에 자비가 있다면 기독교에는 사랑이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불교의 자비와 기독교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차이점을 알아보자. 불교의 자비는 나와 남이 모두 이로워야 한다는 자리이타의 정신, 나아가 나와 남의 분별이 없다는 연기법의 진리에 근거하고 있다. 자비의 실천 자체가 깨달음을 향한 탐구이자 수행에 다름 아니다. 반면 기독교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하느님에 대한 섬김의 증표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이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불교의 자비는 진리와 수행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며, 기독교의 자비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