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1
비가 오면 감상에 젖어든다. 지나간 옛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괜스레 울적한 심상이 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내리는 봄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국의 시성 두보는 '춘야희우'라는 시에서 비가 내리는 정취를 묘사하면서도 아직 버리지 못한 사대부의 꿈, 즉 중생심을 드러낸다.
반면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딴 생각 피우지 말고 연기실상의 이치를 깨닫도록 노력하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알듯말듯한 연기실상의 세계. 진리. 오로지 그 생각만 하는 것이 화두를 드는 것이며, 세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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