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리

일상 속의 중도

오백전 등을 500개로 맞춰 달자는 이야기로 시작해 결국 500개로 맞추지는 못하고, 등만 새로 갈고, 기존의 오백전 등은 진입로를 장엄하는 데에 쓰기로 한 사연. 사연의 끝은 "세상 일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깨달음이다. 세상 일이 왜 마음대로 안 될까? 세상 일은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나도 모르게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나의 어떠한 행동으로, 노력으로, 수고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이 곧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이다. 모든 것이 얽히고설켜있다는 진리이다. 연기의 구체적인 실천은 중도이다. 수행적 측면에서 중도는 고행과 게으름의 양 극단을 여의는 것이고,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진리적 측면에서의 중도는 단멸론과 상주론의 양극단을 피하는 것이다. 세상 일은 연기의 흐름이 만들어간다.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되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그러한 마음을 '삼국지'에서는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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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교리

‘있는 그대로’ 말의 함정

긴 숟가락만 있는 극락과 지옥에서 극락 중생들은 서로에게 음식을 떠먹여주고 지옥 중생들은 자기 것만 먹으려다가 밥 한 톨도 먹지 못해 고통 받는다는 우화가 있다. 숟가락이 길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면 고통 받을 필요가 없는데 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까? 앞뒤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괴롭기 때문이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서는 마음이 고요해야 한다. 마음이 고요하기 위해서는 생각과 생각 사이를 넓혀야 한다. 논리, 감정, 느낌, 공상, 망상과 같은 생각과 생각 사이를 넓히는 것이 바로 수행이다. 고요한 마음에 세상이 비치면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이 말씀하신 중도의 도리이고 팔정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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