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과 입장
공양간 옆 왕벚꽃나무가 흐드러지게 개화했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핸드폰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과연 사진으로 찍은 왕벚꽃나무 중 가까이 찍은 것이 진짜 왕벚꽃나무일까, 멀리에서 찍은 것이 왕벚꽃나무일까?
만일 누군가 증심사에 왕벚꽃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면 과연 그 사람에게 왕벚꽃나무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대상은 입장과 관점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한다. 모습이 다른 대상 중 어떤 모습이 진짜 그 대상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저런 생각을 하는 나. 보살의 마음을 내는 나, 중생의 마음을 가진 나. 이런저런 '나' 가운데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부처님은 무엇을 무엇이게끔 하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단지 그것을 둘러싼 모든 상황들이 어느 순간 일시적으로 모여서 그것이 되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의 이치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곰곰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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