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절간에서 생각하는 사찰의 본질
2020년 봄,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모든 법회와 행사를 취소했다. 그야말로 텅 빈 절간인 증심사에서 사찰의 본질을 생각한다.
사찰은 수행하고 참배하는 곳이다. 왜 불자들은 수행하고 참배하는가?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오욕과 탐진치와 같은 번뇌에서 벗어나 행복한 마음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수행이다.
절에 오는 것, 오는 행위보다 더욱 중요한 본질은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노력이다. 빨리 절에 사람들이 돌아오기를 바라기에 앞서, 당신의 마음이 지금 건강한지, 따뜻한 질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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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주의, 개인주의
공동체주의는 좋은 것인가? 현대사회에서 공동체주의는 회복해야 할 정신적인 가치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견 공동체는 '폐쇄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집단주의로 변질될 소지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불교의 자비는 뜨거운 사랑이라기보다 차가운 배려에 가깝다. 나라는 개인의 주체성과 자율성이 중요한 만큼 타인 역시 한 사람의 주체적 개인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으로 주창하는 공동체정신이 개인의 주체성을 말살시키지는 않는지, 개개인의 경험에 빗대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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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혼자가 나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족 형태는 1인 가구이다. 학생, 취업한 청년, 주말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존재하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은 55세 이상의 '황혼 이혼' 가구이다.
오랜 세월 살아온 부부가 결별하는 것은 어떤 이유인가? 왜 나의 배우자가 남보다 못한 사람이 되었는가? 그것은 그 사람에게 덧칠한 나의 감정 때문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에게 나의 감정을 덧칠한다. 내 감정으로 덧칠하기 전 원래 그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사라졌을까? 오랫동안 덧칠한 감정을 걷어내고 볼 때 비로소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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