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과 입장
공양간 옆 왕벚꽃나무가 흐드러지게 개화했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핸드폰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과연 사진으로 찍은 왕벚꽃나무 중 가까이 찍은 것이 진짜 왕벚꽃나무일까, 멀리에서 찍은 것이 왕벚꽃나무일까?
만일 누군가 증심사에 왕벚꽃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면 과연 그 사람에게 왕벚꽃나무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대상은 입장과 관점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한다. 모습이 다른 대상 중 어떤 모습이 진짜 그 대상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저런 생각을 하는 나. 보살의 마음을 내는 나, 중생의 마음을 가진 나. 이런저런 '나' 가운데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부처님은 무엇을 무엇이게끔 하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단지 그것을 둘러싼 모든 상황들이 어느 순간 일시적으로 모여서 그것이 되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의 이치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곰곰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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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의 의미
고타마 싯다르타는 전륜성왕의 길을 포기하고 수행자가 되기 위해 출가를 한다. 싯다르타가 출가를 하고자 할 때 숱한 반대에 맞딱뜨렸다. 부모와 아내, 막 태어난 자식까지 '궁극적인 행복'을 얻고자 수행하고 싶은 싯다르타에게는 장애에 다름 아니었다.
이러한 장애를 뛰어넘은 싯다르타는 출가 후 맹렬한 수행을 통해 6년만에 열반을 증득한다. 장애를 뛰어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오직 수행에 일로매진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했다.
우리가 싯다르타의 출가라는 역사적인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생의 역경, 고난 같은 것들이 실제 객관적으로 힘든 상황인 것인지 단지 내 마음이 힘들다고 말할 뿐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 수 있으려면 자기의 마음을 잘 관찰해야 한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괴로움이라는 내가 만들어낸 허상에 속아넘어가지 않고 그 실체를 바로 보는 것을 체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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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곡 해설 4
참선곡 네 번째 파트는 경허스님이 다시금 전하는 당부로 이어진다. 경허스님은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참선곡 전체를 통하여 말하고 있다.
죽을 때의 고통은 사지가 쪼개지고 오장육부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한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말이다.
이렇게 극심한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참선을 하는 것이다. 참선을 해서 깨치는 것이다. 참선을 열심히 하면 나고 죽는 데에 얽매이지 않으며 살 때에도 번뇌나 고통에 얽매이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부단하고 꾸준한 정진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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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불자란
"과연 나는 진정한 불자일까?"
불자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면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파헤쳐보자.
정체성이란 무언가를 무언가이게끔 하는 본질을 말한다. 인간은 인간의 본질을 몰라 괴로워하고 혼란을 겪는다. 그런데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믿는 데에서 착각과 혼란이 시작된다.
참된 불자는 어떤 사람일까? 사회에서 제시되는 기준에 맞춰 교리공부를 하거나, 부처님이라면 어떨까 가늠하면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행이 그대로 부처 자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의 본질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매 찰나 나의 행이 부처라는 마음으로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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