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생활법문

봄비 2

신라시대 골품제에 부딪쳐 좌절한 당대의 문장가 최치원은 가을비가 내리는 어느 날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 '추야우중'을 썼다. 이 시는 흔히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해석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데에서 오는 좌절감이 묻어난다.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고통스러운 것은 중생들이 가지는 가장 큰 병인 무명, 즉 '내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맥락은 중국의 시성 두보의 시에서도, 사형선고를 받은 70년대 참여시인 김지하의 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이렇게 무명에 젖어 있는 중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비가 내리는데 어디를 쏘다니느라고 쓸 데 없는 노력을 하는가?" 라고. 스님은 장대비가 쏟아지면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는 가만히 앉아 그물코처럼 연결된 인드라망을 떠올리자. 그 화두에 골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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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봄비 1

비가 오면 감상에 젖어든다. 지나간 옛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괜스레 울적한 심상이 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내리는 봄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국의 시성 두보는 '춘야희우'라는 시에서 비가 내리는 정취를 묘사하면서도 아직 버리지 못한 사대부의 꿈, 즉 중생심을 드러낸다. 반면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딴 생각 피우지 말고 연기실상의 이치를 깨닫도록 노력하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알듯말듯한 연기실상의 세계. 진리. 오로지 그 생각만 하는 것이 화두를 드는 것이며, 세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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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올바른 인간관계, 진정한 친구란?

누구나 진정한 친구를 바란다. 변함 없는 친구에게서 위로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나 영원한 우정이라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친구는 현실에 실재하는 친구가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놓은 아바타이기 때문이다. 친구라는 개념이 아바타임을 알고 현실의 친구와 끝임없이 동기화하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현실의 친구도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변함 없는 우정과 친구를 바라는 것은 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변함 없이 정신적, 정신적 이익을 주는 사람을 원한다. 이익을 바라는 것은 왜인가? 뿌리 깊은 아상이 있기 때문이다. 변함 없는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나를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 자기 성찰의 힘을 통해 아상을 끊임없이 알아차려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 대로 사는 길이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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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

나도 몰랐던 나의 나쁜 습관을 발견할 때가 있다. 스스로 알아차리지는 못했고 영상과 같은 객관적인 매체를 통해서 스스로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스스로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은 힘든 반면, 남의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다.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기 때문이다. 내 것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병을 불교에서 무명이라 한다. 우리는 타인을 향해 있는 감각을 우리 스스로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에 활용해야 한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보는 데에서 나의 나쁜 습관을 발견하고, 수정하고, 좋은 습관으로 바꾸어갈 수 있는 단초가 나온다. 나 자신을 매 순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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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가족의 의미 3

가족 속 형제자매의 관계를 조명한다. 2021년 11월, 고인의 형제 자매에게 돌아가는 상속 유류분 권리 조항 삭제가 예고됐다. 대가족적 관념이 남아있던 과거와 달리 핵가족마저 깨져 1인 가구가 주류가 된 사회상이 법적인 측면에도 반영된 사건이라 하겠다. 가족관계의 핵심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등 수직적인 관계에 있다. 형제 자매는 수평적인 관계로 부모를 통한 간접적인 혈연이기 때문에 늘 갈등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 형제 자매간의 관계에서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가족, 식구라는 특별한 관계성보다 일반론적 인간관계에 의거하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관계성 때문에 각별한 집착이나 소유욕, 지배욕으로 상대방을 대하지 않는지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갈등 상황이 나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상대방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내 감정은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타인에게 교정을 강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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