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불교식 제사의 의미

절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시식과 법식을 베풀어서 영가님들로 하여금 하루 빨리 깨달음을 얻도록 하기 위함이다. 제사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만남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는 우리의 감각 기관으로 인식할 수 없는 세계이다. 인식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있다 혹은 없다고 말할 수 없으나 전기에너지와 같이 분명하게 작용하고 있다. 제사는 부처님을 청해 법을 설하는 자리이다. 부처님이 설법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여러 부류들이 참석한다. 불보살님은 물론 대상이 되는 영가와 유주무주 고혼애혼들이 두루 참석한다. 이렇게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공덕을 쌓는 것이다. 공덕을 쌓아 나도 모르게 지은 악업을 소멸시키는 일이다. 이렇게 불교식 제사는 부처님의 법을 베푸는 깨달음의 장이자 공덕을 짓는 수행의 장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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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왜 제사를 지낼까?

예전에는 집집마다 제사를 지냈는데 요즘은 절에 제사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절에서 제사를 지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정성을 다하는 것 같지 않고, 조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 같아서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사의 본래적 의미와 불교적 의미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본디 제사는 인간 주위에 있는 광범위한 대상을 향해 제물을 바치는 행위였다. 이것은 살아있는 인간이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기도이자 발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행하는 제사는 유교적 의미로 재해석된 제사이다. 유교에서는 나의 근원인 조상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제사를 재해석했다. 불교적 의미의 제사는 영가님이 깨달음을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행위이다. 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제사라는 개념이 혼재되어 있으면 제사의 의미를 찾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시대에 맞게 변화해오는 제사의 흐름 속에서 불자인 우리가 길어올려야 할 것은 보다 불교적 의미의 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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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4대 요소

'종교'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믿음'이다. 그런데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믿음은 욕망, 욕망의 대상, 기존의 믿음, 실행능력 등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행동하게 하는 욕망이 있고,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을 알아야 한다. 이어서 욕망의 대상에 대한 기존의 검증된 믿음에 기대어만이 안정적인 믿음으로 거듭나며, 욕망에 대한 믿음을 실행할 능력이 '믿음'의 마지막 요소가 된다. 이밖에도 믿음의 네 가지 오류를 살펴보며 신행생활의 바탕이 되는 믿음이라는 것, 그리고 내 안의 믿음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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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왜 동지기도를 할까?

동지는 팥죽의 붉은 기운으로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세시풍속이다. 그러나 공동체가 와해되는 현대사회에서는 그저 '팥죽을 먹는 날'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동지는 오히려 수행공동체가 이어지고 있는 사찰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사찰에서는 동지가 되면 함께 모여 동지울력을 하고, 당일에는 불보살님께 동지죽을 올리고 동지불공을 드린다. 사찰에서 동지를 챙긴는 이유는 사심 없이 웃으면서 일하는 봉사의 장을 만들기 위함이고, 나 혼자만을 위한 기도가 아닌 내 가족과 우리 사회를 위한 기도를 올리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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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속 수행 방법

누구에게나 할 일이 없어 무료한 순간이 있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하고 싶은 무언가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무엇이라도 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 자신을 살피는 일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dukkha)은 무언가 불만족스럽고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는 무언가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내 바깥에 있는 대상을 탐색하지만, 바깥의 대상으로는 내 안의 고통을 없앨 수 없다.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말은 무의식에 끌려 결여된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말이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의 감정과 상태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알아차림이며 수행이며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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