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참선강좌, 참선요지 2

마음은 말의 머리요, 생각의 머리요, 만법의 머리이다. 이것이 곧 화두(話頭)이다. 화두를 관할 때는 내 머릿속에서 이미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아닌 연기실상의 세계, 실상을 관해야 한다. 간화선은 실상을 그대로 보는 것이다.
“부처님께 절하는 이것이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들 때, ‘부처님께 절을 하는 나’에 천착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느낌 그대로에 집중해야 한다.
마음을 느끼고, 망상드르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그 생각들이 어디에서 생겨 어디로 사라지는 지를 관찰해야 한다. 그렇게 육근을 거두어들이고 마음을 고요하게 관찰할 때, 어느 순간 홀연히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반야심경 해설 5 오온, 내 마음이 만들어낸 이미지

오온은 색온, 수온, 상온, 행온, 식온으로 이루어졌다. 눈 앞에 어떤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이 아름답고 다른 꽃과 비교해 더욱 붉고 그래서 꺾어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오온이다. 오온은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
오온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초점이 맞은 곳에서 주어진 정보에 의해 내 마음이 만들어 낸 이미지이다. 대상은 하나라도 그것을 보는 주체의 마음에 따라 대상은 백 가지 의미가 되고, 백 개의 세계가 된다.
오온이 공하다는 것은 내가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이미지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무언가에 조건 지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무엇에 조건 지어졌는가? 내가 가진 관심에 조건 지어졌다. 그것을 인식하는 나에게 조건 지어졌다. 오온이 공하다는 것을 부가 설명하는 말이 바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반야심경 해설 3 집성제 멸성제

사성제 중 멸성제는 고통을 멸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반야심경 첫구절에 따르면 관자재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해서 고통에서 벗어났다.
반야바라밀다는 곧 육바라밀이다. 지혜 바라밀이 나머지 지계, 인욕, 선정, 정진, 보시바라밀을 포함한다. 육바라밀은 곧 계정혜 삼학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계와 인욕은 계를, 선정과 정진은 정을, 혜에 해당한다. 육바라밀과 계정혜 삼학은 곧 팔정도이기도 하다. 이것들을 닦음으로써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다른 누구에게 보거나 듣거나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실참해야만 하는 정정과 정념 즉 정진은 반드시 마음을 내어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폭력과 비폭력

‘하늘도 무심하시지.’,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일을!’ 하고 경악하게 만드는 사건사고들이 전파를 탄다. 사회적 규칙을 어긴 죄로 사회적인 처벌을 받는 것과 별개로 범인을 향한 비방이 쏟아진다.
그러나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일어난 조건을 살펴야 한다. 그 사람에게 분노하기보다 그의 분노를 촉발한 조건에 분노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다.
비방하는 마음자세는 무엇보다 내 안에 분노와 악의와 악업을 만들어내기에 내려놓아야 한다. 화를 내는 것은 악업이며 악업은 반드시 고통이라는 과보를 동반한다.
같은 조건에 놓여있더라도 내 안에 악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결과로써의 폭력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리석은 악업을 키우는 대신 자비의 마음을 키우는 불자가 되자.

올바른 삶의 기준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길 잃은 산행 경험에서 비추어보는 올바른 인생의 기준.
잘못된 길을 갈 때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내가 잘못 가고는줄 모르고 가는 경우. 둘째, 올바른 길의 안내자가 없는 경우. 셋째, 올바른 길에 대한 절실함이 없는 경우. 넷째, 지금 있는 곳을 성찰하지 않는 경우.
바꿔 말하면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스승과, 그 승이 제시한 길에 대한 믿음 혹은 간절함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우리를 ‘행복’이라는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자연재해와 무아사상  

2020년 여름, 증심사는 수해를 입었다. 연이틀 퍼붓는 비에 건물과 진입로, 배수로 등에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피해 당사자가 남이 아니라 내가 되는 순간 이성은 사라지고 감정이 앞선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내가 뭘 잘못했다고!” 모든 초점이 ‘나’로 모아진다.
내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자연의 온갖 변화 앞에서 분노하고 원망하고 불안해하는 마음만 들끓을 것이다. 자연재해 앞에서 파국으로 가지 않으려면 내가 있다는 생각에 눈 멀어 있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수행이 곧 지구를 정화하는 길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오계(五戒) 불살생(不殺生) 1

오계 중 첫 번째인 불살생으로 우리 시대의 살인을 고찰하다.
살생 가운데 사람을 죽이는 것을 두고 특별히 살인(殺人)이라 말한다. 살인은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문명, 문화권에서 금지하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살인이나 전쟁 중의 살인, 자발적 안락사와 같이 판단을 고민하게 하는 상황에서도 일어난다.
어떠한 살인이라 하더라도 불교에서는 동기와 의도에 의해 판단한다. 동기는 행위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의도는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의 구체적인 목표이다.
동기가 선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의도에 따라 업을 쌓으며 업의 과보를 받는다.

공인의 덕목

공인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자, 양도받은 권력을 대신 사용하는 사람이다. 양도받은 권력만큼 공인에게는 큰 권력이 있으며, 발언 하나 행동 하나에 커더란 파급력이 따른다.
공인과 수행자의 공통점은 언제나 자기성찰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시민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으며, 자신은 단지 시민들의 대리인에 불과함을 잊지 말고 자기 성찰을 해만 양도 받은 권력을 올바로 쓸 수 있다.

보왕삼매론 해설 2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고,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않아야 한다.
장애가 없고 마가 없으면 마음공부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지 않은 것이며, 배움의 등급을 뛰어넘어, 깨닫지 못했는데도 깨달았다고 말하는 불망어죄를 저지르게 된다.
마음공부에 장애는 자연의 이치와 같이,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참선을 할 때 망상에 빠지고 포기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음은 찰나 생 찰나 멸한다.
장애라고 생각되는 마음도, 마장이라고 생각되는 현상도 생하고 멸할 것을 알아야 한다. 지레 이를부정하거나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수행의 진정한 장애가 된다.

보왕삼매론 해설 1

보왕삼매론은 원나라 말기 묘협스님의 저서 ‘보왕삼매염불직지’ 중 제17장 10대 애행만을 따로 떼어서 다시 한 번 축약한 경전이다. 열 가지 장애를 수행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장애도 생길 때부터 ‘누군가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라는 본분으로 나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인 상태를 누군가가 장애로 느낄 뿐이다. 장애라는 생각에서 장애가 되는 것이다.
중생들은 내가 있다는 생각과 이것이 나라는 생각에 속박되어 있다. 나라는 무명에 속박되어 있는지를 살피면 자연 아닌 것이 없고 장애인 것도 없다.
때문에 몸에 병이 있는 것도 장애가 아니며, 병의 인연을 살펴 병의 성품이 공한 것을 알면 병이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