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 해설 2. 천수경의 특징

천수경의 특징은 진언이 아주 많다는 점이다. 천수경의 중심이 되는 신묘장구대다라니 역시 문맥적 의미를 담고 있다기보다 말 자체로 진리와 수행의 힘을 담고 있는 진언이다.
진언은 후기 대승불교에서 꽃을 피운 밀교의 수행법이다. 밀교에서는 부처님의 진리를 자각하는 것을 수행의 목표로 하며, 부처임을 자각한다는 것은 곧 공성을 깨닫는다는 의미이다.
부처님이 찾은 수행법은 위빠사나와 사마따였으나, 후기 대승불교는 인도의 전통수행법 중 하나인 진언을 받아들여 일반인들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진언은 삼매에 들어 연기실상의 세계를 바로 보기 위한 또 하나의 수행법인 것이다.

#기도, 수행, 예불, 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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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의 중심은 진언이다

천수경은 반야심경과 함께 기도나 예불, 불공을 드릴 때 항상 독경하는 경전입니다. 반야심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정수를 짧은 경전 안에 담고 있는 경전이기에 언제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기 위해 독송하는데 천수경은 조금 다릅니다. 천수경의 특징은 진언이 아주 많다는 것으로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중심이 되는 경전이지요. 과연 천수경은 다른 경전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진언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진언이 많다는 것은 밀교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진언(眞言)이란 참된 말,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진언이라는 범어 안에는 실천적인 힘이 있습니다. 수행의 힘, 번뇌를 물리치는 기운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진언은 후기 대승불교에서 꽃을 피운 밀교의 수행법입니다. 인도에서 대승불교가 발전하면서 중국으로 전파될 때는 경전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후기 대승불교는 티벳으로 온전하게 넘어가게 됩니다. 이 때는 경전이 넘어간 것이 아니라 스님들 자체가 넘어갔기에 티벳불교는 인도 후기 대승불교를 그대로 옮긴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밀교라 하면 낯설게 느낄지 모르지만 실은 우리나라 불교에도 밀교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사시불공을 할 때 나오는 진언들만 해도 그렇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실제 법당에서 많은 진언을 욉니다. 밀교를 전혀 모르고는 지금 우리의 신행생활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밀교, 후기 대승불교의 수행법

밀교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삼밀가지(三密加持)이다. 세 가지 비밀스러운 힘인 신(身), 구(口), 의(意)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가피를 섭수하여 내가 부처임을 자각하는 것이 밀교의 핵심 수행법입니다. 몸으로는 결인(結印)을 취하고, 입으로는 진언을 낭송하고, 마음으로는 내가 곧 부처라는 자각을 합니다. 나의 신구의 삼업이 부처의 신구의 삼업과 소통하고 감응하여 내가 부처임을 자각해나가는 것이 밀교의 수행 과정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우리나라 불교의 대표적인 종단인 조계종은 선종을 표방하며 간화선 수행을 합니다. 그런데 일선 사찰에서는 주력과 같은 밀교적인 의식과 수행을 많이 하지요. 이런 수행이 조계종의 종지와는 어긋나는 것이지 않을까요? 이런 기우와는 달리 선종과 밀교의 수행법은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밀교는 후기 대승불교가 완성한 하나의 수행방법으로 대승불교의 중요한 전통인 공사상과 중관의 사상체계를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때문에 모습은 달리할 지라도 사상체계는 초기불교, 초기 대승불교를 온전히 계승하고 있습니다.

공성을 깨닫는 것이 부처임을 자각하는 것

내가 부처임을 자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밀교는 진리 그 자체인 법신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삼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처는 진리 그 자체가 부처님의 모습으로 화현한 것이고, 이를 자각한다는 것은 불교에서 표방하는 진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초기불교의 핵심사상은 무엇입니까?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의 세 가지입니다. 이 내용을 연기 내지는 공이라고 개념적으로 표현하며 이것이 발전하면서 공사상과 유식이라는 정교한 체계로 나아갔습니다. 밀교에서는 이것을 대일여래라고 하는 부처님의 모습으로 변환시켰는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밀교에서 ‘부처임을 자각한다’는 말은 연기를 깨닫는다는 말이고, 공성을 깨닫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화두참선이란 무엇입니까? 석가모니 부처님이 수행을 해서 깨달아보니 삼매를 거치지 않고는 깨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것입니다. “혜능스님은 나무를 하는 일자무식이었는데 누군가 금강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서 깨달았다. 삼매를 들지 않고도 깨달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혜능스님은 전생과 그 전생에 걸쳐 엄청난 수행을 하여 마침내 이 생에서 금강경 한 구절을 듣고 깨친 것입니다.

삼매를 통하지 않고는 열반을 증득할 수 없습니다. 화두는 삼매에 드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삼매는 마음이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흔히 삼매를 해인삼매(海印三昧)라고 이야기 하는데, 바다에 도장을 찍은 것처럼 내 얼굴이 선명하게 비추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항상 출렁이는 바다의 표면에 내 얼굴이 선명하게 비추려면 바다가 고요한 유리와 같아야 합니다. 삼매란 이런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번뇌가 완전히 종식된 열반을 증득할 수 있습니다.

진언을 하는 것은 삼매에 들기 위함

우리가 주력을 하고 진언을 하는 것도 삼매에 들기 위해서입니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찾은 수행의 방법은 위빠사나와 사마따였으나, 불교 이전에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있었던 인도의 수행 방법 중 하나인 진언을 흡수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불교와 달리 인도 전통적인 종교에서 말하는 열반은 번뇌의 종식이 아니라 나와 브라흐만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합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번뇌를 종식하면 신적인 존재나 절대자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연기실상의 세계가 드러나지요.

오늘은 천수경의 중심인 신묘장구대다라니가 밀교적인 성격을 띤 진언인 것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밀교의 수행전통, 간화선의 수행전통이 한국불교의 틀 안에 들어와 어우러져 있으며, 이가 충돌하지 않고 혼합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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