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뒤처질 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남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은 불안함과 우울함 등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하여 마음을 괴롭게 한다.
인간의 진화는 비교에서 비롯된 만큼 비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 특히 모두가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무리 속에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비교하기 더욱 쉬운 환경이기도 하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드는 원인은 ‘나는 OO이다’라는 고정관념이다. 내가 설정해놓은 지금 현재의 나의 모습이 마음이 들지 않아, 또 다른 특정한 모습을 갈구하게 된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도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소소한 것, 혼자서 행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다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남들과 비교하고 뒤처지는 마음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비교는 본능적인 것 

남보다 뒤처진다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까 하는 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감정으로 괴로울 때는 먼저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할지 그 대처방안을 생각해야 합니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마음은 왜 생길까요? 첫째는 비교하는 마음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흔히 ‘남들과 비교하려고 하지마라.’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너는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존재이니 비교하지 마라.’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과연 인간이 비교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숭이가 진화할 때 잘 익은 열매와 썩은 열매, 벌레가 있는 열매를 구별할 줄 알아야 했을 겁니다. 그것을 구별 못하는 원숭이들은 도태되어서 살아남지 못했겠지요. 그렇게 살아남은 원숭이로부터 진화된 우리 인간들은 하나같이 비교, 분석을 본능적으로 하는 존재들인 겁니다. 

타고나기를 그렇게 태어났는데 비교하지 말라고 하면 그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스스로 이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존재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봐야 본능적으로 남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그런 방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비교하기 쉬운 환경 

뒤처진다는 마음이 생기는 두 번째 이유는 비교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은 거의 하지 않는 일이라면 비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을 겁니다. 비교를 할 수 없으니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도 들지 않죠. 그런데 시험 성적이나 학교 등수 같은 것들은 내가 비교하지 않으려고 해도 눈에 훤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비교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직업과 비슷한 무리 속에서 같거나 비슷한 일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거나 협동하기 때문에 비교하기 용이한 환경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다른 문제가 파생됩니다. 비교를 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고 하면 ‘아 내가 뒤처지는구나.’라고만 생각하면 되는데, 뒤따라오는 감정이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입니다. ‘이러다 도태되는 거 아닌가?’ ‘별볼일 없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 자기비하에서 오는 괴로움, 불안에서 오는 괴로움이 따라오니까 문제가 됩니다.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왜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면 불편한 감정이 동반될까?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내가 비교를 해서 뒤쳐지더라도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걸까요? 

우리 중생들은 욕심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살아갑니다. 욕심이라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현재 내가 처한 조건과 내 마음속에서 원하는 조건이 일치하지 않는 데에서 생겨납니다. 나의 현재 조건과 내가 원하는 조건이 일치하면 삶이 만족스러울 테지만, 이 두 개가 일치하지 않으면 불만족스러우니 부족한 걸 채우기 위해서 욕심이 생깁니다. 

‘나는 OO이다’ 라는 고정관념

얼마 전에 번뇌 이야기를 했습니다. 번뇌라는 것은 조화롭지 못한 것이고, 어긋나는 것이고, 현상과 마음이 딱 들어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라도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이 사람은 수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족하고 사는데 굳이 힘들게 깨달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가 부처는 아니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근데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의식하건 의식하지 못하건 우리 안에 욕망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욕심들이 우리 중생들을 하루하루 살아가게 만듭니다. 

비교를 해보니까 남들보다 뒤처지더라는 것은 다시 말해 내 상황이 만족스럽지 못하단 것과 같습니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이 동반하는 이유는 중생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욕심이 상주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를 살펴보았는데요. 제가 볼 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나는 무엇이다’하는 생각이 바로 근본 원인입니다.

‘나는 학생이다’라는 생각을 스스로 할 때, 이 사람은 현재 학생인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나는 학생이다 라는 생각이 이 사람으로 하여금 ‘나는 직장인이 되고 싶다’라는 욕심을 만들어냅니다. 

직장인이 됐다고 칩시다. 돈도 벌고 사회적으로 대접받을 줄 알았는데 실은 삶이 그다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빨리 출세를 해서 회사의 임원이 되어야겠다.’ 이 사람이 임원이 되고 났는데, 처음 한달은 월급도 많고 회사에서 대접도 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압박이 너무 심합니다. 실적을 쌓아야 하고,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하는 등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문제는 ‘나는 무엇이다’ 하는 것입니다. 나는 학생이다, 나는 직장인이다, 나는 임원이다 하는 생각들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결국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내가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하는 생각도 이런 잘못된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을 자꾸 바꾸는 데에 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나’라는 상품을 파는 마트가 있는 겁니다. 거기에는 학생, 직장인, 스님, 교수, 사장 등등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주머니에 있는 것으로는 학생이라는 상품밖에 없어요. 일단 사서 써보긴 하는데 맘에 안 들어요. 다시 교수라는 상품을 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죠. 열심히 벌어서 교수라는 상품을 사서 사용해봤는데 1년 정도 해보니 이것도 질리고 사장이라는 상품이 괜찮아 보이는 겁니다.

나를 독려하고 나를 들여다보기 

이런식으로 ‘나는 무엇이다’ 라는 건 ‘내가 계속 바꿔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결됩니다. 이런 잘못된 생각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첫째.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뒤처진다는 감정이 생겨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내가 잘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남들이 잘 안하는 걸로 증명하면 조금 쉽습니다. 

예를들면 시간이 날 때마다 사경을 하는 거예요. 사경을 정성껏 했는데 스스로 보기에 잘 쓴 것 같아요. 굳이 비교할 사람이 없어요. 그냥 나 혼자 쓰는 거니까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 자신에 만족하게 되는 일들을 몇 개 만들어 놓으면 됩니다. 나 혼자서 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개씩 하다보면 자기 스스로 칭찬하는 마음이 생기고 불필요한 자기비하는 안 하게 됩니다. 

실은 이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생각을 어떻게 하면 버릴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이다’라는 생각보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보면 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하는 쪽으로 욕심을 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가 힘듭니다. 예를들어 학생이 ‘내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하니 직장인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구체적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성과를 내면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겁니다. 비교대상도 없고요.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무엇을 할것인가?’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기왕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쪽으로 욕심을 표출하는 것이 뒤처지는 감정,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정리합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경쟁하는 환경, 비교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뒤처진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하면서 마음을 괴롭게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고요. 보다 근본적으로는 ‘나는 무엇이다’라는 생각보다 ‘나는 무엇을 어덯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부정적인 감정을 근본적으로 덜어낼 수 있는 길입니다. 

오늘 불교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오늘 이야기한 것들이 무아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한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무아사상에 입각해서 내 자신을 생각하고 관찰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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