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김치다

김치와 사랑에는 닮은 점이 있다. 첫째, 김치는 주재료인 배추에 각종 양념과 복잡한 레시피가 첨가되어 복합적인 맛을 낸다. 사랑도 집착과 소유욕 등 다양한 감정과 욕망으로 양념되어 있다.
둘째, 김치는 매운 맛이고 사랑은 집착 맛이다. 김치의 매운 맛이 고춧가루의 매운 맛이 아니라 김치 고유의 매운 맛이듯, 사랑의 대표적인 맛은 업그레이드 된 집착이다.
셋째, 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어가듯 사랑도 시간과 공력을 들인 후에야 익어간다. 익다가 더 오랜 세월이 지나면 묵은지 같은 살아이 된다. 다른 양념 필요 없이 오직 배추 하나로 맛있는 맛을 내는.
어떻게 하면 잘 사랑할 수 있을까? 연기에 입각한 처세술로 사랑을 대해야 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며 진인사대천명이다. 스쳐가는 많은 인연들을 정심으로 대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연기에 입각한 사랑이다.

불교의 자비 vs 기독교의 사랑

계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행위다. 불교에 자비가 있다면 기독교에는 사랑이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불교의 자비와 기독교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차이점을 알아보자.
불교의 자비는 나와 남이 모두 이로워야 한다는 자리이타의 정신, 나아가 나와 남의 분별이 없다는 연기법의 진리에 근거하고 있다. 자비의 실천 자체가 깨달음을 향한 탐구이자 수행에 다름 아니다.
반면 기독교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하느님에 대한 섬김의 증표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이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불교의 자비는 진리와 수행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며, 기독교의 자비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감하는 마음

새해를 맞이하며 전하는 덕담.
인간은 이기적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마음이 솟아난다. 그런가하면 잘 모르는 상황에는 오해와 편견에서 이기적인 생각이 피어오르는 때도 있다.
그러나 오해가 걷히고 오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면, 미안함에서 다시 공감의 마음이 생겨나고는 한다. 사소한 계기일지라도 배려심과 자비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끔은 나를 위한 기도, 내 가족을 위한 기도가 아닌 남을 위하는 기도, 모두를 위한 기도를 하도록 하자.

동지의 의미

동지가 되면 절의 구성원들과 불자들이 모여 새알빚기 울력을 한다. 사심 없이 함께 모여서 즐겁게 일하는 것은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자 나도 모르게 공덕을 쌓는 일이다.
동지는 부처님 당시 인도에는 없었던 한국의 세시풍속이다. 그러나 사찰은 동지 새알빚기 등의 공동체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돈이 곧 신이 된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봉사와 보시의 장을 제공해야 하며, 우리는 근본적인 종교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절에 나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

자비에 대하여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증심사 목요봉사팀은 매주 목요일 자비를 행하고 있다. 자비심이란 무엇일까?
자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서양 학자들은 사랑을 에로스, 필리아, 노도스, 프라그마, 아가페 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불교의 자비도 사랑의 하나이다.
이처럼 사랑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연애감정’만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 행복하라”고 하는 부처님의 <자비경>을 구절구절 살펴보며 불교의 사랑과 자비를 다시금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